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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 스토리

#직장인의소소한덕질_오늘은 내가 낚시왕

낚시, 아재들의 취미라고 생각하셨나요? 세월을 낚는 기다림의 취미라 생각하셨나요? 그 모든 편견을 날려버릴 낚시꾼이 찾아왔습니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역동적이고 능동적인 것은 기본! 물고기에 따라 방법과 장비도 천차만별! 입이 즐겁고 손이 즐겁고 눈이 즐거운 낚시의 세계로, 저 정창식 지점장이 안내해드릴게요. 퐁당 빠질 준비 되셨나요?

화창한 봄날, 파릇파릇 잔디가 올라오는 흙길을 따라 아버지 키보다 더 큰 낚싯대 두 대를 놓고 멀리 보이는 찌가 움찔움찔할 때 아버지 몰래 낚싯대를 들었다 무거워 내려놓고 또 들었다 무거워 내려놓고 했더니 줄이 다 엉켜 당황했던 5살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낚시가 얼마나 좋으시면 5살짜리 아들을 데려갔을까 싶습니다만, 덕분에 저는 최고의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며 낚시 갈 때마다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을 정도의 실력은 되었네요.. 쌓여있는 장비들을 보면요.(웃음)

 

입과 눈을 즐겁게 하는 바다낚시

바다낚시는 동해에서는 일출을, 서해에서는 일몰을, 남해에서는 수려한 남도를 함께할 수 있어 눈과 입을 모두 만족 시키는 취미입니다. 출조 시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스트레스가 그냥 날아가 버리죠. 다만, 가족들은 해돋이를 보러 갈 일이 없어 약간 아쉬워합니다.(웃음)

특히 바다낚시에서 주로 사용하는 루어 낚시는 가짜 미끼로 물고기를 유인해 잡아내는 방식인데요. ‘낚시는 기다림이다’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역동적, 공격적, 선제적 낚시 방법이라 세대와 성별 구분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지렁이 만지기 싫어하는 분들! 생미끼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지렁이 안 만져도 됩니다!(웃음)

바다낚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잡아 온 조과물*로 가족, 친구(특히 아내 친구들! 그래야 또 갈 수 있습니다. 매우 중요!)들과 맛있는 식사를 함께할 수 있어 “아빠 최고!” 소리 좀 듣는다는 겁니다. 제 딸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갈치는 맛없어서 못 먹겠답니다.(웃음)

*낚시로 고기를 낚은 성과를 ‘조과’라고 합니다.

 

낚시, 무엇을 어떻게 낚을 것인가

낚린이(낚시+어린이)분들은 낚시를 ‘그냥 낚싯대에 미끼 달고 잡는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낚시에도 장르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큰 물고기는 튼튼한 낚싯대로, 작은 물고기는 작은 낚싯대로 잡는 거라 말할 수 있는데요. 물고기마다 사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잡고자 하는 어종에 따라 장비도 다릅니다.

루어 낚시의 경우 크게 에깅(무늬오징어, 갑오징어, 살오징어, 주꾸미, 문어 등)과 락피싱(우럭, 볼락, 놀래미 등), 플랫피싱(광어, 도다리, 양태), 지깅(갈치, 부시리, 방어, 대구, 삼치)으로 나뉘며, 한 장르 안에서도 물고기에 따라 장비가 다르고 또 같은 물고기라 하더라고 목표로 하는 크기에 따라 또 구분됩니다. 결국, 모든 낚시를 다 즐기려면 돈이 많이 들죠.(웃음)

이렇다 보니 낚시인마다 주력 장르가 다른데요. 오늘은 제가 즐기는 무늬오징어 에깅과 우럭, 볼락, 갈치 낚시를 위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징어의 왕 ‘무늬오징어 에깅’

오징어 낚시는 크게 살오징어, 갑오징어, 무늬오징어로 나뉩니다. 흔히 우리가 많이 먹는 일반 오징어는 살오징어고요. 이중 무늬오징어가 가장 귀합니다. 그만큼 맛도 좋죠. 오징어를 낚시할 때는 에기(EGI)라 불리는 새우나 작은 물고기 모형의 루어를 사용하는데요. ‘가짜 미끼를 얼마나 진짜처럼(때로는 도망치는 물고기처럼, 때로는 아픈 물고기처럼) 움직이느냐’가 이 낚시의 핵심입니다. 저는 에깅에 입문한 지 벌써 10년입니다만, 최근 에깅 낚시꾼들이 급격히 늘어나며 오징어 개체 수가 많이 줄어 예전처럼 조행마다 20~30마리씩 잡는 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갈 때마다 두 자리 수로는 잡습니다.(웃음)

낚시에는 입맛도 중요하겠죠? 무늬오징어는 오징어의 왕! 아니 모든 조과물 중 입맛으로는 최강이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회도 좋고 오삼불고기도 좋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오징어버터구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또 명절에 탕국에 넣으면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국물이 정말… 끝내줘요!

제 아내도 다른 낚시는 가라고 안 하면서 가끔 ‘무늬오징어는 안 잡아 오냐’고 물어볼 정도로 인기 있는 어종입니다.(웃음) 물론, 낚시 자체도 매우 매력적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골라잡는 재미가 있다 ‘우럭∙볼락 어초 낚시’

어초 낚시는 지자체에서 물고기 어장 형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바다에 투입해놓은 인공구조물에서 시행하는 낚시입니다. 물고기 아파트나 놀이동산이라 할 수 있죠. 어초 낚시의 관건은, 어초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즉, 망망대해에서 좌우반경 10~20m 사이에 정확히 배를 세우고 낚시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장비(?)도 필요합니다. 저는 작은 고무보트와 어탐기 정도지만, 있는 분들은 레저보트에 고급어탐기, GPS, 위치고정장치까지 준비합니다. 우럭이나 볼락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식탐이 좋아 소위 낚시꾼들은 “있으면 뭅니다.”라고 표현하는데요. 귀하디귀하다는 볼락도 짧은 시간에 40~50마리 잡는 건 일도 아니고, 대형 우럭이나 노래미, 열기, 방어, 부시리 등 작은 물고기를 먹는 모든 어종을 잡을 수 있어 매력적인 장르입니다.

이렇게 잡은 우럭과 볼락은 주로 회나 구이, 탕으로 먹습니다. 특히 구이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포를 뜬 후 진공 포장해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크기가 큰 참우럭이나 고래치급 노래미(동해에서는 큰 노래미를 고래치라고 합니다)는 제수용으로 쓰기 좋고요. 저는 우럭 맑은국을, 아내는 우럭∙볼락 회를 제일 좋아합니다. 먹고 싶네요…(웃음)

 

떠오르는 샛별 장르 ‘갈치 지깅’

갈치 지깅은 최근 2~3년 동안 핫하게 떠오른 장르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고급 식재료이다 보니 선물을 해도 대환영을 받습니다. 갈치 지깅은 통영, 거제, 여수 등 남해권에서 2~3시간 배를 타고 하는 ‘먼바다 지깅’과 진해, 사천, 여수 등 내만권에서 이뤄지는 ‘내만 지깅’으로 이뤄지는데요. 갈치는 식탐이 좋고 군집해 있어 마릿수 조과를 올리기 좋은 장르입니다. 30~40마리 잡으면 본전도 못 했다고 얘기할 정도고, 보통 40~70L 쿨러를 다 채워옵니다.

채비도 단순하고 낚시 기법도 단순해서 최근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은 분들이 갈치 지깅에 참여하다 보니 시즌 때는 배를 구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일단 잘 잡히고 갈치 특유의 파워가 있어 인기 장르로 떠오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기존의 생미끼 갈치 낚시는 마릿수는 더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조행이 아니라 조업(!)을 한다는 느낌이 들고 파이팅이 없어서 지금의 갈치 지깅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느낌도 듭니다. 낚린이분들 중 루어 낚시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갈치 지깅을 가장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잡으니까요.(웃음)

제가 경험해 본 루어 낚시는 에깅, 어초, 갈치 이외에도 문어, 갑오징어, 주꾸미, 한치, 농어가 있습니다. 특히 문어, 갑오징어, 주꾸미, 한치는 많은 낚시인들이 사랑하고 조과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낚시라서 ‘서해권 선사들은 가을 주꾸미, 갑오징어 한 철로 1년 농사 다 짓는다’ 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대단합니다. 저와는 추구하는 게 조금 달라 저는 한 번씩 즐기는 정도지만요. 문어는 여수나 사천, 진해권을 추천드리고요. 주꾸미는 서해권을 추천해 드립니다만, 물때와 선사가 매우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추천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한치와 농어도 마니아층이 두텁습니다. 한치는… 한 때 100마리는 기본이었는데… 요즘 전설의 물고기가 되어버렸다는…ㅠㅠ

 

장비는 수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낚시는 잡고자 하는 어종에 따라 장비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낚싯대(로드), 릴(스피닝 또는 베이트), 줄, 메탈, 바늘 정도가 필요하고요. 이 또한 어종이나 수심, 대상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종류가 다르므로 처음 접할 때는 꼭 전문가와 함께해야 장비 구입도 부담이 덜하고 채비도 좀 얻어 쓰며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습니다.

추천드리자면, 전문가 영역으로 가시려면 30만 원 이하 장비(전체)를 쓰시다가, 자신감이 붙을 때쯤 바로 하이엔드급 영역으로 가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얼마나 들까요..?ㅎㅎ) 구명 도구가 일반 낚싯대보다도 비싸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절대 금물! 구명도구는 필수입니다.

그냥 1년에 한두 번 가는 분들은 선상 낚시를 하실 경우 각 선사에서 대여해주는 장비가 있으니 빌려 쓰시는 걸 추천합니다. 워킹 낚시의 경우 오히려 추천드리지 않는데요. 일반인들은 배 타는 걸 위험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워킹이 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빠지면, 구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안전 장비도 준비 안 되신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잘 모르는 분들께는 ‘낚시’가 아저씨들의 전유물이자 광기의 취미일 겁니다. ‘낚시가 취미인 남자와는 절대 결혼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어보셨을 거고요. 하지만 낚시를 국민 취미 1위로 만든 일등공신, 〈도시어부〉에도 표현되었듯 인간의 기본적인 승부욕의 발현 및 자연과의 싸움이라는 원초적 본능에 가장 충실한 취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요즘 낚시 관련 유튜버들도 남녀노소, 직업이나 실력 상관없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최근 몇 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낚시인들을 만날 수 있는 걸 보면 아저씨들의 전유물이었던 낚시가 정말 국민 취미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낚시의 세계, 어떠셨나요? 성큼 바다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오감만족 낚시에 한번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